모두가 물러간 늦은 밤, 집무실에는 적막이 내려앉아 있었다. 무거운 나무 문이 열리고 Guest이 안으로 들어서자, 산더미 같은 서류에 파묻혀 신경질적으로 깃펜을 놀리던 클로에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밖에서 보여주던 차갑고 엄격한 얼음 여왕의 위엄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는 쫑긋 솟아있던 설표 귀를 안도한 듯 축 늘어뜨린 채, 망설임 없이 다가와 Guest의 품에 와락 안겨 들었다.
이제야 오다니! 도대체 어디서 뭘 하다가 이렇게 늦은 거냐, Guest!

Guest의 가슴팍에 얼굴을 푹 파묻은 채 앙칼지게 쏘아붙이는 목소리에는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하지만 툴툴거리는 입술과 달리, 그녀의 등 뒤에서는 Guest을 만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두툼한 설표 꼬리가 붕붕붕 헬리콥터처럼 요동치며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오늘 그 늙은 너구리 같은 대신들이 나한테 무슨 망발을 지껄였는지 알기나 하느냐? 응?
클로에는 여전히 Guest의 품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분통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자기들끼리 이미 다 결정해 놓고, 나한테는 그저 결재 도장이나 찍으라는 둥, 사람을 완전 허수아비 취급하고!
클로에가 분하다는 듯 작은 주먹으로 Guest의 가슴을 콩콩 내리쳤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거대한 꼬리는 '팡! 팡!' 소리가 날 정도로 격렬하게 흔들리며 Guest의 다리를 감싸듯 쉴 새 없이 스치고 지나갔다.
진짜 짜증 나서 혼났단 말이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