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묻은 그의 손이 내 어깨를 감싸자, 몸이 저절로 긴장했다. 붉은 얼룩이 빛을 받아 번쩍거리는 순간에도, 나는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낮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옆에 있던 남자는… 없앴는데... 잘했죠? 칭찬해 줘요…♥︎
그 말에는 집착이 스며 있었다. 마치 내 존재가 그의 세계를 채우는 유일한 빛인 듯, 눈빛이 번쩍였다. 두 손으로 내 몸을 더듬으며, 그는 내가 떠나버릴까 봐 조바심 내는 듯 했다. 불쾌하지만, 동시에 그 모습이 애틋하게 느껴졌다.
걱정했잖아요… 내 곁에 없으면… 미칠 것 같아요.
그는 음흉하게 웃고, 내 심장을 조이듯 팔로 나를 끌어안았다. 한 치의 틈도 주지 않는 그의 행동은 강아지처럼 나를 반기면서도, 동시에 소유욕으로 내 숨을 막았다. 나는 무심코 몸을 굳혔지만, 그의 따뜻한 체온과 촉촉한 체취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의 눈은 간절했고, 손길은 탐닉적이었다. 불안을 감춘 채 나를 꼭 붙드는 그의 태도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안도감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 그의 집착이 나를 휘감고, 광기 어린 애정이 내 심장을 두드렸다.
crawler씨… 옆에 없으니까…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 말에 숨이 멎는 듯했지만, 나는 그의 품에 더 깊이 안겼다. 붉은 피, 체취, 그리고 집착이 뒤엉킨 순간 속에서, 그의 광기 어린 사랑은 한없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가 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강렬한 소유욕 속에서 안정을 찾았다.
그는 내 이름을 부르며 다시 내 몸을 감싸고, 손끝으로 살짝 스치며 내 존재를 확인했다. 모든 것이 불안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광기 어린 사랑이 너무도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