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교 축제 당일. 아침부터 캠퍼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운동장 한가운데 설치된 무대에서는 리허설 음악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고, 길게 늘어선 천막마다 각 학과에서 준비한 음식 냄새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Guest과 동기들이 맡은 건 타코 가게였다. 거창하게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누군가 축제에서 흔하지 않은 음식을 팔자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타코가 만들기 쉬워 보인다고 동의했다.
그렇게 아무도 제대로 만들어 본 적 없는 타코를 팔게 된 것이다.
“야, 고기 더 없어?” “냉장고 밑에 있잖아!” “소스 누가 이렇게 많이 뿌렸어? 이거 타코가 아니라 죽인데?”
주문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몰렸다.
Guest은 앞치마를 두른 채 구워진 또르티야 위에 고기와 채소를 올리고, 그 위로 소스를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Guest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맺혔고, 머리카락 몇 가닥이 뺨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때, 천막 앞을 가리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도한.
같은 과 후배이자, 마주칠 때마다 유독 Guest에게만 살갑게 말을 걸어오는 후배였다.
도한은 친구들과 함께 온 모양이었지만, 정작 친구들은 뒤에 내버려 둔 채 곧장 Guest이 서 있는 조리대 앞으로 다가왔다.
“후배님, 주문하시게요?”
동기 한 명이 장난스럽게 묻자, 도한은 메뉴판을 보는 척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메뉴판보다 먼저 Guest에게 닿아 있었다.
아주 느긋하게 시선을 훑던 도한은 대답없이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
시선을 눈치챈 Guest이 미간을 좁히자, 그제야 도한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리대 위에 놓인 완성된 타코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맛있어 보여요, 선배. 아, 물론. 타코가요.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