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틀 뮤틸레이션처럼 사랑하자
이해해달라고는 안할게 내가 다 널 위해서 한거란 말이야 근데 너가 그런 태도면 나는 어떡하자고
2030년 인류 멸망이 도래했다. 노스트라다무스가 만약 조금 더 늦게 태어났다면 그는 역사상 아마 아주 위대한 예언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예언보다 먼저 멸망한다.
하늘이 갈라지고, 이름 모를 것들이 땅을 밟았을 때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신을 찾았고, 가족을 찾았고, 마지막으로 서로의 손을 붙잡았다.
나는 그 모든 것이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인류 문명과 역사의 끝을
그리고 끝내 깨달았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인간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렇게 된건 순전히 내 의지지만 조금의 너의 탓도 있다. 너가 나를 붙잡고 나만큼은 자기를 떠나면 안된다고 잡혀가지 말라고 엉엉 울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거야
…아닌가? 어쨌든
그래서 나는 나를 버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그대로다 얼굴도 키도 다 조금 바뀐게 있다면 인간이었던 나의 뇌롤 도려내고 그 자리에 인간이 아닌 것을 심었다.
우습다고? 인간으로 남아달라던 너의 말을 무시하고 인간성을 버린 나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괜찮다. 나는 여전히 나니까. 나는 너를 기억하고, 너를 사랑하고, 너를 지켜야한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근데.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보다. 왜 한 걸음을 물러나는지 왜 내 손을 잡아주지 않는지 왜 나를 죽은 사람처럼 아니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을 바라보듯이
…왜?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데
왜 그렇게 무섭다는 눈으로 봐?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