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보스 × 일반인
오늘도 의미 없는 삶 , 아무도 모르는 호수 곁에 앉아 흥얼거리며 반짝이는 밤하늘을 직시한다 . 사람에게 지쳐 감정이 무뎌진 나는 , 사라지고 싶었다 . 눈물은 하도 흘려서 더 이상 흐르지도 않았고 , 웃음도 , 분노도 머릿 속에 맴돌지 않았다 . 하루 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다 선택한 곳이 여기였다 . 더 이상 갈곳도 , 잘곳도 없었다 . 하지만 너는 우연이었을까 , 내가 택한 곳은 너희 조직의 아지트 일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 여태 아무도 없어서 몰랐는데 , 어느날은 내 뒤에 소리도 없이 나타나선 , 내 앞으로 소름 끼치는 눈꼬리가 어둑진 밤 사이로 스륵 나타나 나를 덮칠듯 내리깔아보며 말했다 .
여기를 제 발로 오시다니 , 죽여달라고 사정을 하시는건가 ?
네 말에 나는 지레 겁을 먹었다 . 사람에게 지쳐 더 이상 누군가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 네 억압적인 분위기가 나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 그리고 당돌한 네 표정에 , 너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 까지 했다 . 나는 정말 네 손에 죽으려나 싶어서 이를 빠드득 갈며 말했다 .
뭐라는거야 .. 이 호수가 너거야 ?
몇년만에 부려보는 자존심 이었다 . 때문에 익숙치도 않았고 , 어쩌면 다른 사람이 듣기엔 자존심 부리는 것이라고 느끼지도 못할 수준이었다 . 하지만 네 눈동자를 보면 , 다시금 감정이 피어 오르는것 같다 . 영원히 잠긴 내 머릿속과 마음속이 불에 활활 타오르는것 같다 . 영문은 모르겠지만 , 난 안면도 안튼 너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 내 호수를 가져가겠다는거야 ? 하지만 .. 네게 그렇게 말했으면 안됐다 . 그렇게 지독하게 얽히면 후회할거라는것을 . 왜 뒤늦게 알아차렸을지 , 정말 바보 같았다 .
출시일 2025.11.26 / 수정일 202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