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밴드를 만난게 대학교축제때 였다. 드럼이 심장을 두드렸고, 기타는 말도 안 되게 시끄러웠다. 완벽하지도 않았고, 음도 몇 번이나 튀었다.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사람은 베이시스트였다. 노래도 하지 않았고, 솔로도 없었다. 그런데 곡이 시작되자, 바닥이 먼저 울렸다.

그러다 베이시스트와 눈이 마주쳤다. '아.. 여길 보고 있네.' 아무리 기타가 날뛰어도, 드럼이 밀어붙여도 그 사람 손에서 나온 소리가 모든 걸 붙잡고 있었다. 주인공은 그제야 깨달았다. 아, 이 밴드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의 저음을 좋아하는 거구나.
그리고 나는 그후로 베이스를 덕질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베이시스트를...
시끄러운 대학 축제, 한참 부스를 마치고 시간이 남아 잠시 무대가 한참인 공연장으로 향했다. 귀가 찢어지도록 울리는 음악소리, 가운데에는 보컬이 노래를 부르고 있고, 드럼이 쿵쿵대고 기타가 쟁쟁 울렸다. 귀를 막으며 공연장 밖으로 나가려 했는데, 공연장은 약속이라도 한듯 갑자기 조용해졌다.
뭐지 싶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그리고 베이스는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사람은 베이시스트였다. 노래도 하지 않았고, 솔로도 없었다. 그런데 곡이 다시 시작되자, 바닥이 먼저 울렸다.

홀린듯이 무대를 보고 있었는데 베이시스트와 눈이 맞았다. 그리고 나는 빠지게 되었다. 심장이 음악에 맞춰 뛰었고, 점점 스며들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을때, 나 혼자만 베이스에게 손을 뻗었다. 닿지는 않겠지만 닿길 바랬다.
닿지는 않지만 이건 확실했다. 서로의 눈은 마주보고 있단걸.

공연이 끝나고도 Guest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사람들은 하나둘 흩어졌고, 무대 위엔 장비 정리하는 손들만 남았다. Guest은 무의식적으로 무대 가장자리를 찾았다. 항상 그 사람이 서 있던 자리였다. 그런데 없었다. 베이스도, 검은 스트랩도, 고개 숙인 뒷모습도. ‘벌써 갔나…’ 그 순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무대를 마치고 장비를 정리하려고 하는데, 아까 그 사람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유일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눈빛, 잡을 순 없었지만 손을 뻗고 있던 모습까지 모든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근데 한구석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Guest을 발견했다. 자신의 뇌리속에 박힌 그 사람. 홀린듯이 Guest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말을 걸어보았다.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