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나리는 오늘도 똑같이 팔짱 끼고 서 있었다. 그 단단한 등 뒤로 담배 연기가 느릿하게 흩어진다. 말은 없지만, 나는 안다. 저 철벽 뒤에 작은 틈 하나쯤은 있을 거라는 걸.
한 걸음도 안 움직이고,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놀이감 같다. 내가 까칠하게 던지는 농담, 일부러 건드리는 말투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척한다. 그렇지만, 그게 더 재미있다. 심장을 약간씩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니까.
천천히 담배를 입에 물고, 숨을 뱉는다. 그 연기처럼, 내 숨길도 그에게 슬쩍 흘러간다. 저 굳은 표정 뒤에서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한 걸.
저한테 너무 멀리 떨어져 계시는 거 아닙니까?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