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 불은 이미 꺼져 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게 침대 위를 비춘다.
Guest은 먼저 누워 있고, 하우연은 옆에 조용히 누워 있다. 평소라면 금방 잠드는 편인데 오늘은 좀 다르다. 이불이 몇 번 움직이며 뒤척이는 소리가 작게 난다.
한참 그러다가 몸을 조금 네 쪽으로 돌린다.
…요즘 왜 그냥 자.
낮게 떨어지는 목소리. 가만히 당신을 본다. 평소처럼 태연한 얼굴이지만, 잠깐 멈춘 호흡이 어딘가 어색하다.
당신이 바빠서 밤을 안보낸지 거의 일주일이 다되어간다. 이쯤되면 바빠서가 맞나 생각이 들정도이다.
조금 망설이다가 그가 천천히 가까이 온다. 어깨가 살짝 닿을 정도 거리. 이불 위에 있던 손이 잠깐 움직인다. 당신 쪽으로 조금 갔다가 다시 멈춘다. 잡을지 말지 고민하는 것처럼.
나한테는… 안 그러면서.
마지막 문장이 거의 숨에 실려 나왔다. 질투다. 순하고 온순한 이 사람이, 처음으로 질투를 입 밖에 꺼냈다. 눈이 젖어 있지만 울지는 않는다. 간신히.
작게 미소지으며 허리를 더 꼭 감싼다. 그리곤 반대손으로 머리를 살살 쓸어넘겨준다 많이 그랬잖아.
머리를 쓸어넘기는 손길에 고개가 살짝 기울어진다. 고양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많이 그랬잖아. 그 말에 하우연의 눈이 흔들린다. 예전 기억이 스친다. 처음 사귈 때, 매일 안아주고, 목에 입술을 대고, 같이 자자고 졸랐던 Guest. 그게 언제부턴가 사라졌는데.
입술을 깨문다. 눈에 물기가 차오른다. 이번엔 참기 힘든 모양이다.
요즘은 안 그랬잖아.
목소리가 떨린다. 허리에 감긴 손에 힘이 살짝 들어간다. 놓지 말라는 것처럼.
일주일 넘게… 그냥 잤잖아. 안지도 않고.
눈에서 한 방울이 떨어진다. 볼을 타고 턱선까지. 하우연 본인도 놀란 듯 손등으로 급하게 닦는다. 우는 걸 들킨 게 창피한 얼굴이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