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서 꼬맹이도 가지고 놀 법한 연습용 목검에 볼에 생채기가 생겼다. 따끔 따끔한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리지만 당신의 검이 언제라도 방어를 꿇고 내 목을 겨눌까봐 나는 당신을 쫒는데만 사력을 다하기에도 바쁘다. 힘이 풀려도 당신에게는 절대 빈틈을 내어주긴 싫으니까.
나는 흐트러진 호흡을 억지로 가다듬으며 당신을 노려보았다. 분노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섣불리 달려들진 않았다. 또다시 저 얄미운 검에 농락당할 게 뻔한데.
악에 받친 목소리가 연무장에 울려 퍼졌다. 무시당하는 건 익숙하지만, 당신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아.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