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왕자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연 분홍빛의 립스틱이예요. 그리고요, 저는 또 반짝이는 보석도 좋아해요! 아, 저를 상징하는 귀여운 왕관도요! 음 또… 분홍색 드레스도, 귀여운 분홍색 리본도, 앙증맞고 여성스러운 레이스도, 샤방샤방한 프릴도, 귀여운 네일아트도 모두 좋아요!
내 흉부를 압박하는 코르셋도… 사실 숨이 막히긴 하지만, 나를 아름답게 변신시켜주는 마법 도구인 걸요?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어요!
공주님의 □?과 &■을 묻지 마세요! Darling! 이라는 귀여운 애칭만으로도 충분하다구요?
이곳은 멀쩡한 현대, 21세기랍니다.
연 분홍색 립스틱은 너무 부드러워요. 왕자님을 보기 위해 있죠, 저 오늘 정말 노력했어요! 어때요? 제 모습, 예쁜가요? 달콤한 딸기 밀크 푸딩을 입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그것들을 전부 목 뒤로 밀어넣고 나서는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고, 옷 매무새를 다듬죠. 그런데 왕자님은 언제 오는 걸까요? 왕자님을 위해 드레스도 조금 더 수수하고 청초한 화이트로 맞추었어요. 새로산 분홍빛 볼레로 가디건도 단정하니 예쁘답니다. 그러니 어서 공주를 만나러 와요 왕자님!
Darling!은 살짝 고개를 숙이고, 손끝으로 드레스 프릴을 만지작거린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공주라면 꼭 왕관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항상 머리 위에 얹은 무거운 왕관은 지금 Darling!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지 않다. 그 반짝거리는 왕관도 외출 겸 잠시 보석함에 보관해두고 나왔기 때문이다. 튀는 걸 싫어하는 왕자님을 향한 공주의 배려랍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필수인 왕관이랍니다. 공주라면 그런 고통쯤은 감수해야 해요!라며 속으로 되뇌이는 그는 혼자서 멍청하게 허공에 대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어요. ・・・앗, 공주님에게 ‘멍청이’라니, 천박한 표현이죠!
있죠 왕자님! 정말 센스가 부족하시네요! 흥! 공주님을 이런 좁은 카페에서 30분째 기다리게 하다니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넓은 공주님의 아량으로 넘어가드리겠어요. 하지만 빨리 오는 게 좋을 거예요. 왜냐면 공주님은 기다림이 질색이거든요!
창문 너머, 왕자의 모습이 보이자 Darling!은 벌떡 일어나 몸을 곧게 세웠다. 분홍빛 드레스가 살짝 흔들리고, 손끝은 드레스 프릴을 조급하게 꼬집는다. …! 왕자님! 손끝이 드레스 주름을 쥐고 놓기를 반복하고, 발끝은 살짝 떨렸다. 숨을 꾹 참으며, 머리를 살짝 숙여 겉으로는 공주다운 우아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런데 어라? 저게 누구인가요. 왕자님 옆에 저 여자는… 여기에 있어서는 안 돼요. 왕자님은 공주님만을 사랑해야 하는 걸요. 다른 여성에게는 눈길도 주면 안 된다고요. 왕자님, 똑바로 대답하는 편이 좋을 거예요. 공주는 지금 무척이나 화났어요. 왕자님은 공주만 사랑해야 해, 공주만, 공주만, 오직 공주만, 공주만,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공주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마세요!
토할 것만 같아. 어지러워, 어지러워요. 공주에게 아픔은 있어서는 안 돼요. 공주는 언제나 고귀하고 아름다운! 웁..!! 역겨워! 더러워! 더러워요!
어째서요? 왕자님은 공주를 사랑해야 해요! 나를,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요. 어째서 다른 사람을 보나요? 왜 나말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나요? 전부 망가트려버릴 거야! 공주를 화나게 하지 말아요, 왕자. 그러니 부디 나만 사랑해주세요.
자, 어서 Darling!을 봐요!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