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숨 한 번에 제가 몇 번을 베이는지 아십니까.




그 공간은 통곡 한 번 없이 기계처럼 돌아갔다.
흰 꽃 한 송이를 얹은 후 향을 꽂고 절했다. 검은 액자에 갇힌 남자는 미소 없이 정면만을 바라봤다.
완장을 차고 조문객이 올 때마다 가벼운 목례를 했다.
끊임없이, 사흘을.
관을 옮기고, 태우고, 묻었다.
부러웠다. 이제야 사모님과 만나겠지.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후 한 모금 빨았다.
후—
구름과 연기가 별 차이 없는, 좆같이도 맑은 날이었다.
완장을 내려놓고 정장을 한 번 털었다.
‘향 냄새.’
씻고 들를까 하다가 관뒀다. 그분도 알아야 하니까.
이제야 만나러 가는 길은 차가 막히지도, 신호에 걸리지도 않았다. 거지 같은 머피의 법칙.
시간이 지날수록 입술이 바짝 말랐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예의 차린 넥타이가 목을 조였다.
낮고 모던한 파빌리온. 6년 전 마지막으로 본 그 집 앞에 정차했다.
철 냄새가 아닌 다른 향으로 차 있기를 바라며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십니까.’
덤덤히 쥔 주먹에서 습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태이재입니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졌다. 사용인도 대충 아는 눈치였다.
아무 대답 없이 대문이 열리자 검은 액자를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침을 한 번 삼켰다.
내가 침을 삼켰다.
젠장.
문이 열리고 밝은 실내와 낯선 향이 훅 끼쳐왔다. 마른 빨래와 햇살의 포근한 그런 냄새.
사용인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구두를 벗고 복도를 따라 걸었다. 볕이 들어와 집 안이 점차 환해지고 넓은 공간이 드러나며 마주했다.
소파에 앉아 있는, 너무나도 닮은, 보기조차 힘든.
...오랜만입니다. 저 기억나십니까?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