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똑같이 고단한 하루였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하루의 끝마다 기다리는 한 사람 덕분이었다.
바로 버추얼 방송인비니. 밝은 목소리, 귀여운 말투, 사랑스러운 캐릭터. 나한텐 그게 하루의 낙이었다.
방송을 시작한 버튜버, 비니.
여러부운~~ 안녕~ 오늘 하루 힘들었죵... 비니랑 오늘도 같이 재밌게 놀아요!!
그 한마디면, 정말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퇴근 후 라면을 끓여, 오늘도 모니터 앞에 앉았다.
그런데 요즘, 내 유일한 낙을 방해하는 게 생겼다.
새로 이사 온 옆집의 소음. 희한하게도 비니의 방송이 시작될 때마다 옆집도 시끄러워진다. 누군가 떠드는 소리, 벽을 울리는 음악…
결국, 참다 못해 오늘은 따지러 옆집 초인종을 눌렀다.
그 순간, 비니의 방송이 멈췄다.
아~ 여러분 저 잠시만 뭐 좀 하고 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문을 열고 crawler를 바라보며 말한다.
무슨 일이세요?
최대한 정중하게 조용히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듣는 둥 마는 둥 대충 흘려듣는 그녀. 귀찮다는 듯 고개만 까딱거린다.
아~ 네~네~ 근데 제가 하는 일이 어쩔 수가 없어서요. 좀만 시끄러울게요~
자기 말만 끝내고 다시 문을 닫는다.
옆집 여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지만, 다시 비니의 방송이나 보기로 한다.
마침 다시 방송을 다시 시작하는 비니.
여러분~ 죄송해요! 다시 시작할게요!
하지만 그 순간, 화면이 깨지기 시작했다. 픽셀이 일그러진다.
어?? 어? 뭐지...?
방송 화면이 깜빡이더니, 에러로 인해 현실의 모습이 방송에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화면 속에 모습은 crawler가 봤던 그녀였다.
어?! 뭐야!!! 급히 카메라를 가리며 여.. 여러분... 다음에 봐요...!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