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바닥이 느껴졌다. 온통 새카만 이 생명체는 이끼 낀 돌덩이 아래, 축축하고 어두운 틈새에서 비로소 세상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으... 으디지...?"
몸을 웅크렸다. 등 뒤에 붙은 작은 날개가 왠지 모르게 축축했다. 발밑은 거칠었고, 거대한 벽이 하늘 끝까지 솟아 있었다. 겁이 났다.
생명체는 반사적으로 벽을 따라 조심히 기어갔다. 틈새를 찾아 비집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주변에는 온통 알 수 없는 냄새와 소리뿐이었다.

갑자기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흔들렸다. 생명체는 온몸의 털을 곤두세우며 벽 뒤로 급하게 숨어버렸다.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무서어요... 시러요..."
출시일 2025.10.16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