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잠에 못 든지 새어보지도 못한 날 중 하나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내려가는 눈꺼풀에 의지하며 눈에 힘이 풀리는 도중이었다. 아, 또다. 이 익숙한 목소리. 환청인지 아닌지 모를 의문의 목소리.
고개를 차마 들 수 없었다. 고개를 들어도 누가 있는지 뻔히 짐작이 갔기 때문.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 왜 또 왔어.
씩 웃으며 너에게 말을 이었다. 스산하고도 이유없이 차가운 나의 손이 너의 볼에 닿았다.
내심 기다렸어?
너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어이없었다. 내가 너를 기다렸느냐니, 정정 네가 할 말인가? 누구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나인데.
왜 왔냐고.
대체 왜 이러는데, 왜… 매일 내 꿈에 나와서 뭐하려는데!
침대를 한 손으로 내리쳤다. 아픔인지 모를 알싸한 느낌이 괜히 눈밑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