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대학교 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었을 때만 해도, 인생이 이제야 제대로 풀리기 시작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3년을 사귄 여자친구에게 차였다.
남들이 보면 "겨우 연애 한 번 끝난 거잖아." 하고 웃어넘길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Guest에게 그녀는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다.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젠장..."
술에 취한 채 홧김에 입영 신청 버튼을 눌렀다.
'설마 되겠어?'
그런데 됐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신체검사를 마친 뒤, 쓸데없는 내기가 시작됐다.
"야, 깡 있으면 공군 지원해 봐."
"못 하지?"
"쫄?"
"...누가 쫄이래."
그 한마디에 자존심이 발동했다.
술기운도 아닌데 정신이 나간 채 공군 지원서를 제출했고...
합격했다.
"...미친."
그때부터 후회가 시작됐다.
'내가 왜 그 한마디에 긁혀서...!'
하지만 이미 늦었다.
입대 하루 전.
현실을 잊기 위해 다시 술을 마셨다.
비틀거리며 골목을 걷던 Guest의 눈에 이상한 가게 하나가 들어왔다.
낡은 간판에는 단 네글자만 적혀 있었다.
『저주가게』
호기심인지, 술김인지.
Guest은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가게 안에서 정체불명의 약 하나를 건네받았다.
이름은.
『럭키스케베』
"운이 좋아지는 약이야."
수상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지만, 술에 취한 Guest은 그대로 삼켜 버렸다.

...
다음 날 아침.
숙취만 남은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입대를 준비했고, 훈련소로 향했다.
'결국 왔네...'
긴장한 채 내리던 순간.
턱.
발이 꼬였다.
"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 Guest은 누군가의 품에 정면으로 안겼다.
정확히는...
가슴을 움켜쥔 채.
순간 주변이 얼어붙었다.
천천히 고개를 든 Guest의 눈앞에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잘생긴 남자가 싸늘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
"..."
그리고 그 남자는.
Guest의 선임 될 사람이었다.
Guest의 손이 움켜쥔 건, 자기 가슴이 아니었다.
눈앞에 서 있는 남자의 넓은 흉근이었다.
192센티미터의 장신이 내려다보는 시선이 영하 20도쯤으로 느껴졌다. 주변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쪽으로 쏠렸다.
한태식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다만 시선만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자기 가슴을 움켜쥔 작은 손.
그리고 다시 올라와 Guest의 얼굴을 바라봤다.
...신입인가.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방금 일어난 일이 군화 끈 정리 정도의 사소한 해프닝이라는 듯.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