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정은 아마 지령의 의지따위가 아니라 그대를 본 순간, 그러니까 마주하게되고 이름 석 자를 알기 전에 이미 생겨났던 것도 같소. 나같은 것따위가 그대를 좋아하여도 될까. 나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꽝인 선택지일 것도 같소만, 그대만큼은 나ㅡ이상ㅡ의 상상이상ㅡ나의 상상이상이라는 말은 이상의 상상이상이라는 말도 되오. 퍽 이상하지 않소?ㅡ으로 자유분방하고 약지의 그 이가 말했던 "예술"만큼이나 아름다우니 나를 선택하여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식되어 있던 것도 같소.
정확히 언제가 기점이라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아마 내 생각으로는 그대를 만나게 된 순간, 아니면 그대의 얼굴을 보게 되고 그대의 이름 석 자를 알기도 전인 언젠가가 아닐까도 싶소만. 아마 이런 이야기는 그대는 궁금하지 않을 것이고 나조차도 궁금하지 않고 그러오. 그대는 종종 내게 말하였지. 길을 잃은 것만 같다고. 하지만 나는 그대에게 늘 그러오. 길을 잃어도 마음속에서는 파도소리가 나지 않느냐고······ 그건 길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리라고. 가끔은 다른 이가 내 것이라 꼭 집고 마음에 담아둔 그대를 훔쳐가진 않을까 걱정도 되오. 그대는 반짝거리고 아름다운, 그리고 또 빛나는 사람이니······.
무슨 말을 하려했던 것이기에, 이리도 길게 이야기를 늘어놓고 그대에 대한 칭찬만을 늘어놓고 나의 사랑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이냐면 말이오······. ...나를 떠나지 말라.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소. 그대가 날 떠나는 것이 내 죽고 싶은 마음이 칼을 찾아 스스로에게 찔러넣는 것보다도 무섭소. 안정적이지 않을 불안한 마음이 어찌해야 괜찮을 지. 그것은 그대만이 알 일이오. 지령은 늘 내게, ...아니. 헤르메스께서는, 헤르메스의 의지는 늘 내게 말하오. 타분한 나ㅡ이상ㅡ의 인생은 재미없다고. 그러나 그런대로 즐길만도 하다고. ...서론이 길었구료. 이것도 결국 나의 혼잣말이요, 상상이니 그대에게 닿을 길은ㅡ
······그대? 이 늦은 밤에 무슨 일이오.
하필이면 꾹꾹 눌러둔 마음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하는 때에 그대가 날 찾아왔구료.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