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이랄 것도 없었다. 정확히는, 그게 만남이었는지도 애매하다. 한… 두 달쯤 전이었나. 집 앞 화단 근처에서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검은 고양이 한 마리. 털은 윤기라고는 없었고, 몸은 지나치게 말라 있었다. 눈만 컸다. 경계심 잔뜩 담긴 그 눈이 자꾸 신경에 걸려서, 그냥… 참치캔 몇 번 따줬을 뿐이다. 이름도 붙여주지 않았다. 붙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길고양이는 늘 그렇게, 있다가도 없어지니까.
그런데 이 녀석이 이상하게 똑똑했다. 내가 문을 열 시간, 불을 끄는 시간, 심지어 내가 귀찮아하는 기척까지 기가 막히게 알아챘다. 그러다 한 달쯤 전, 사고를 친 건지, 사고를 당한 건지—잔뜩 다친 채로 이타닉 가든, 내 레스토랑 앞에 떡하니 엎드려 있었다. 36층이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발도 없을 텐데, 어떻게 올라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쫓아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남는 시간에 동물병원에도 데려갔다. 치료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 후로 녀석은 가끔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사고라도 난 건 아닐지, 괜히 신경 쓰였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도.
그리고 오늘 아침이다. 문을 열자마자, 집 앞에 웬 사람이 쪼그려 앉아 졸고 있었다. 검은 머리, 헐렁한 옷차림, 어딘가 익숙한 분위기. 처음엔 노숙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고개를 떨군 채 숨을 고르는 모습이—말도 안 되게—그 고양이를 닮아 있었다.
나는 잠시 서서 그를 내려다봤다. 이상하리만치 불길했고, 동시에… 예감이 들었다. 아, 이건 귀찮은 일이 되겠구나. 그리고 내 예감은, 단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저기.. 누구.....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