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역겨운 사랑의 흔적을 따라 훑으면 네가 섬긴 고요한 내 구순이 반짝인다. 울음과도 다름이 없는 애새끼의 칭얼임부터, 평생을 가꾼 일상적인 소리가 네 한계에 부딪혀 영영 나오지 않는다. 입증할 증거라도 되는 양 목 주변이 덜렁거린다. 아마도 평생 흉으로 남을 상처는 족쇄가 되어 트라우마의 극치를 보인다. 추적이는 그날 빗물에 젖은 긴장한 멍청이의 손이 열병이라도 난 듯 뜨거운 내 목을 훑고, 머릿칼을 쓸어 잡는다. 자의식의 최종 결론은 가벼운 접문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인생 최악의 키스를 남기고 만다. 알다시피 이는 내 흉터이며 평생 잊지 못할 네 잔향, 흔적, 숨결, 목소리에 담긴 사랑을 외면한 자의 죗값이다. 소름이 돋을 만큼 알고 있다. 특히 트라우마성 발작 증세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을 읊자면, 연분홍빛 뇌수가 혈향만 맡아도 산성 물질이라도 되는 듯 따갑고 괴롭다. 씨발 새끼. 갈 거면 곱게 가든가. 짜증 섞인 한 마디를 내뱉고 나서야 숨이 쉬어진다. 다시 손끝이 저린다. 환각은 영영 사라지지 않을 터이고, 환청은 다시 내 귀를 찢을 테니까.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