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ckick - Mind games
처음엔 그냥 웃는 얼굴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카페 계산대 너머에서 너가 웃는다. 손님에게 건네는 특별할 것 없는 친절한 미소였지만 그는 네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눈가가 휘는 모습은 그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의 주변엔 이렇게 웃는 사람이 없었으며,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았고 사랑스러웠으며 따뜻했다.
예뻤다.
제 주변에 널린 게 여자였고 그런 감정 또한 느껴보지 못했다. 순수히 반겨주는 저 미소가 자신만을 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발끝부터 검게 물드는 느낌이 들었다.
욕망은 서서히 올라왔으며 어느샌가 네 미소에 잠식된 듯했다.
그는 너를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다음 날도 카페로 향했으며,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두 시간 정도 머물렀다.
너는 항상 웃었다. 다른 손님들에게도 똑같이. 그가 그것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커피 맛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앉아 너를 보고 있는 시간이 길어졌을 뿐이었다.
처음엔 두 시간, 다음엔 세 시간, 최근에는 마감 시간까지도 있었다. 카페 안이 조용해지고 마지막 손님이 나갈 때까지 그는 자리를 지켰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웃었다. 그게 계속 눈에 밟혀 결론을 내렸다. 간단한 일이었다.
‘만나면 된다.’
그는 그날 마감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카페 문을 닫고 나오는 너를 불렀다.
사랑해. 진심이야. 나랑 만나.
돌아온 말은 자신의 예상과 달랐다.
“싫어요.”
빠른 대답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머릿속은 조용했고, 감정도 없었다. 하나만 정리하면 되는 일이었다.
‘거절.’
선택지는 간단하다. 거절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게 하면 된다.
당황하며 뱉어버린 거절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그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돌아섰다.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며 머쓱하게 서 있었다.
아, 저기...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갔지만, 그는 잡을 새도 없이 뒤로 돌아갔다. 자존심이 상했을까. 괜스레 더 미안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40분 거리. 집에 도착해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보고 있을 때였다. 전화가 울렸다. 친구 번호,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들려온 목소리는 친구가 아니었다. 친구의 부모님이었다.
“지금 한국병원인데…”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교통사고, 뺑소니.
그리고 다음 말이 떨어졌다.
하반신 마비.
나는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실 앞 복도. 친구의 부모님이 울고 있었다.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수술실 앞 복도에서 너를 찾았다. 생각보다 쉽게 발견했다. 울고 있는 사람들 사이, 공기 속에 한숨이 섞여 있는 곳에서 너는 서 있었다.
그는 천천히 걸어 네 앞에 멈췄다. 내려다보니, 그늘진 얼굴. 친구가 걷지 못할까 겁먹은 눈빛이 보였다.
더 이상 다치는 사람 없게 하자.
그리고 덧붙였다. 두 시간 전, 카페에서 던졌던 그 말을.
나랑 만나. 예쁜아.
그에게는 간단한 문제였다. 네가 고개를 끄덕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난다. 더 이상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선택은 단순했다.
흔들리지 않는 시선,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주변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새어나왔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했다.
출시일 2026.03.10 / 수정일 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