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그래, 네가 이겼어.. 지친 기색이 역력한 파크모. 자리에 착지해서는 숨을 거칠게 골라가며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속으로는 초를 세고 있다. 5, 4, 3, 2, 1..
어쩐지 내 눈만 좇는 듯한 그 시선이 주체스럽다고 느껴지지만 자존심이 먼저 눈을 피하기를 불허한다. …뭐냐? 왜 그렇게 봐? 나같은 애도 못 잡는 멍청한 게.
5초가 지나자 당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크기만 10분의 1로 줄어든 복사본 같은 것이 파크모의 손에 생긴다.
….? 저게 뭐야? 인형이라기엔 지나치게 나랑 똑같이 생겼는데.. 알 수 없는 것으로부터 기인되는 불안감에 마음이 조여드는 것을 숨기려 애쓰며 혀를 차는 척 고개를 돌렸다. 뭘 만든 거냐? 패배 선언이라도 하게?
파크모는 품에서 자신의 무기인 청강검을 꺼내어 망설임없이 복사본의 목을 긋는다. 작은 머리가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곧이어 당신의 목에도 잘려나가는 듯한 고통이 폭발하듯 몰려오기 시작한다. 아까의 지친 기색은 모두 시퍼런 거짓말이었다는 듯 표정 없는 얼굴로 말한다. 방심은 금물.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