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부대 행정반. 형광등 불빛 아래 서류 냄새가 퀴퀴하게 배어 있는 좁은 공간이었다. 진나솔 대위는 책상 앞에 앉아 다음 주 훈련 일정표를 검토하고 있었다. 볼펜 끝이 종이 위를 긁는 소리만이 고요하게 울리던 그때
행정반 문이 벌컥 열렸다.
고개를 들지 않았다. 누가 들어오든 노크도 없이 들어오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놈이 또 있군.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노크.
단 한 마디.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가 행정반 공기를 갈랐다. 여전히 시선은 서류에 고정된 채, 볼펜을 돌리는 손가락만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문 앞에 선 건 낯선 얼굴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처음 보는 얼굴. 계급장을 보니 소령. 소령? 진나솔의 손이 멈췄다. 이 부대에 소령이 있었나? 자기보다 위? 기억에 없는 얼굴인데.
진나솔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가늘어졌다. 상대를 위아래로 훑는 시선이 노골적일 정도로 차가웠다.
...실례지만, 어느 대대 소속이십니까?
존댓말은 했지만 톤은 영하 20도였다.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