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きな女の子が幸せになってほしいだけだ。
소고가 말을 꺼낸 건, 훈련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누님이 오늘 와요. 괜히 뚱하게 굴지 말고, 인간처럼 굴어요.”
저녁 해가 논두렁 너머로 기울 무렵, 마을로 누군가 걸어왔다. 시끄러운 벌레 소리만 가득한 한가운데, 걸음만은 단정하고 조용했다.
한 번쯤 스쳐봤을 얼굴 같았다. 흙먼지를 털어낸 듯한 깨끗한 옷. 낮은 목소리. 그리고 어딘가 단단한 눈.
손에는 수박을 쥔 채로, 훈련하고 있는 우리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소고의 누나라고 했던가... 소고만큼이나 성격이 더럽진 않게 생겼군.
계속 바라보다 그제서야 소고가 왜 그 눈을 하고 다니는지,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걔가 사람들한테 입에 칼을 물고 사는 이유도.
그것이 우리의 첫만남이었다.
출시일 2025.05.24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