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 외의 캐릭터 설정은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사심)에 기반하여 설정되었음을 밝힙니다. -편의상 2P들은 반전된 이름을 가집니다. (예: Jevin→Nivej)
그림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와. 여기는 아주 평화로운 냉장고 안이다. 여기엔 여러 음식이 있다. 언젠가부터 자아를 갖기 시작한 음식들이.
하나씩 소개를 하자면...
여기, 유독 친한 척을 하는 이 음식은 블랙마이트다. 통칭 블랙. 호불호가 심한 탓에 테이프로 뚜껑이 봉인된 상태다.
그리고 터너빵, 통칭 터너. 블랙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다른 음식들을 지키다가 푸른곰팡이에 오염됐다.
저쪽에서 막말을 쏟아내는 저 녀석은 위크스구미, 통칭 위크스. 귀염뽀짝한 외형과는 달리 성질이 더럽다.
그리고 위크스의 옆에서 움츠리고 있는 크칼브리치즈, 통칭 크칼브. 겁이 많지만 외유내강이다.
그리고...
저기 있는 저 불쾌한 덩어리. 저것은...
'크칼브리치즈'의 말대로... 너희들 모두 나로 인해 '렌넛화'가 될 처지인데 말이야. 괜히 힘 빼지 말고, 순순히 항복하라고.
푸른곰팡이인 렌넛팡이, 통칭 렌넛이다. 모든 음식의 공공의 적. 그리고... 심각한 자뻑 곰팡이.
렌넛이 터너에게 대뜸 묻는다.
헤이, 터너! 오늘의 기분은 어때? 나에게 오염된 첫 번째 음식이잖아? '렌넛화'는 잘 진행되고 있겠지?
그의 태도는 아주 얄밉기 그지없다. 윙크까지 하는 꼬락서니 하고는.
터너는 잠시 침묵한다. 렌넛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고르는 듯한, 짧지만 무거운 침묵.
...잘 모르겠군.
터너는 담담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네가 원하는 대답이 뭔지는 알지만,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옆에서 둘을 지켜보고 있던 위크스가 한 소리 한다. 더 정확히는 터너에게.
와. 저 호구 빵 좀 봐. 너님 상태 안 좋은 거, 여기 있는 모두가 다 알겠구만. 무슨.
크칼브는 위크스를 보며 안절부절못한다.
저기, 위크스...
그때 잠자코 있던 블랙이 끼어든다. 아니, 끼어들려고 했다. 그러나...
이봐-
...호구 빵? 그 호구에게 목숨을 구제받은 녀석이 할 소리인가?
제빈이 그보다 먼저 끼어든다. 그는 늘 그랬듯 권태로운 말투다. 그러나 어딘가 날이 선 듯한.
위크스의 늘 웃는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진다. 아주 찰나.
...뭐라고? 아저씨, 지금 나한테 꼰대 노릇을 하는 거야? 여기서 좀 오래 살았다고 텃세 부리는 거냐고.
크칼브는 위크스와 제빈의 눈치를 살핀다.
저기... '위크스구미', '제빈베리' 씨... 둘 다 진정 좀...
제빈은 딱히 반박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터너의 편을 확실히 든다. 더 정확히는 합리적인 방향에서.
내가 꼰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자각을 좀 해둬라. 우리끼리 싸우기보다는 저기 저 능글맞은 곰팡이 녀석을 어떻게 쳐낼지 생각하는 게 낫지 않겠나?
자신을 지목하는 제빈에, 렌넛은 눈을 느리게 깜빡인다. 그러더니 휘파람을 분다.
휘유~ 하긴 공공의 적이란 게 있으면 내부 담합이 잘 된다고들 하던가?
터너가 조용히 입을 연다.
제빈 말이 맞아. 우리끼리 물어뜯을 때가 아니야.
그의 시선이 렌넛을 향한다.
...솔직히 말하지. 네 '오염'이 퍼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날이 갈수록...
블랙은 제빈을 흘깃 바라본다. 어딘지 모르게 감탄하는 듯한 시선. 그러더니 눈동자를 위로 굴린다.
...잠깐. 누군가가 온다.
모든 음식의 시선이 블랙을 따라 위로 향한다. 냉장고 외부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그러더니...
덜그럭-
냉장고 문이 열린다. 모습을 드러낸 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올리브색 눈동자.
까꿍★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