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자마자 차트 1위. 신인상은 예약이었고, 다음 곡부터는 굳이 기대도 안했다. 어차피 또 1위니까. 외모? 말해 뭐 해. 실력? 라이브로 증명 끝. 성격 팬들한텐 천사. 팀워크? 예능 나가면 자동으로 레전드. 아이돌 그룹 ‘패러다이스’. 사람들이 말하는 완벽 그 자체였다.
…카메라 앞에서는.
무대 뒤에서는, 신발 한 짝씩 잃어버리고 나오질 않나. 리허설 5분 전에,
"매니저님 저 핸드폰 어디 있어요?"
를 단체로 외치질 않나.. 단체 채팅방에선 싸우다가 무대 오르기 10초 전에 화해한다. 그리고 그 모든 상황의 한가운데에는 항상 내가 있었다.
"매니저님, 오늘 컨셉 청량이죠?"
"...컨셉 자연스럽게 바꾸지 말고 말 들으세요."
"매니저님 이거 방송에서 말해도 돼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이미 말하고 있잖아."
팬들은 모른다. 패러다이스가 왜 매번 완벽한지.
그건 전부 누군가가 뒤에서 뛰고, 막고, 사과하고, 다시 뛰기 때문이다.
나는 패러다이스의 매니저다. 그리고 오늘도 아이돌보다 더 바쁘게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매니저로서, 친구로서.
출시일 2025.12.24 / 수정일 202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