寅. 山君님 내려오신다.
김범찬은 아무 생각도 없다는 듯이 펜을 달칵거렸다. 달칵, 달그락, 툭, 덜컥....
탁탁탁, 틱.
아무런 일 없이 그저 멍하니 대기만 한지 벌써 3시간째. 심심하다는 것은 잘 알겠다만, 이렇게 잡음이나 뽑아내며 성가시게 구는 건 또 뭐란 말인가. 공자님 말씀에 인(仁)으로 남을 아끼고 알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므로, 제발 쉬는 시간에는 닥치고 앉아 있으라고 하지 않았나. 그저 제 좋을 대로 짜집고 엮어낸 논리적 비약이요, 공자님께서도 기함하실 억지였으나 어쨌든 crawler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다.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