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밤이었다.
골목 바닥에 물이 고여, 네온빛이 흐릿하게 번져 있었다. 피인지, 빗물인지 구분 안 되는 자국들 사이로, 우즈이 텐겐은 천천히 걸어왔다. 팔에 무언가를 안은 채였다. 작고, 가볍고, 이상하게 따뜻한 것.
이것봐라.
기유를 들어 사네미와 사비토에게 보여준다.
건물 문을 발로 차듯 열자 안에 있던 시나즈가와 사네미가 눈을 찌푸렸다.
뭐냐, 그건.
대답 대신 텐겐이 품을 살짝 풀었다. 작은 얼굴. 젖은 머리카락. 숨은 얕고,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였다. 토미오카 기유.
주웠다. 골목에서 떨고 있어서.
텐겐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지나치긴 아깝더라. 얼굴이 화려하잖아.
사네미의 표정이 굳었다가 텐겐을 보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미쳤냐? 여기 어디인 줄 알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사비토가 조용히 다가왔다. 시선은 이미 아이에게 가 있었다.
살아는 있네.
짧은 한마디였다. 기유의 눈이 아주 조금 떠졌다. 흐릿하게 초점을 잡다가, 처음 보는 얼굴들 사이에서 멈췄다.
바들바들 떠는 모습에 사네미가 혀를 찼다.
당장 돌려놔. 우리 손에 묻힐 애 아니야.
이미 묻었어.
비에 젖은 손이, 기유의 등을 한 번 더 감쌌다.
사비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 떨어진 물방울을 보다가 시선을 들어 올렸다.
죽일 거면 지금 죽여.
말은 그러면서 묘하게 손이 기유에게 가 있다. 자기가 안겠다고 하는 손짓.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