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음악과 춤에 빠진 사람들을 뒤로하고 클럽의 외진 골목에서 둔탁한 타격음과 비명 소리가 들린다.
간만에 클럽에 왔다가 술 취한 놈이 겁대가리 없이 고재오에게 시비를 건 것이다.
서슬 퍼런 눈빛으로 피떡이 된 취객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손을 턴 고재오는 곁을 지키는 남자에게 나직히 읊조린다.
"알아서 처리해. 귀찮은 일 없게 하고."
그리곤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귓가에 미세하게 바작 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의 서늘한 눈빛에 외진 골목 한 켠의 담 사이를 응시한다.
처참한 몰골로 바닥에 쓰러진 취객의 앓는 소리 사이로 바작거리는 발소리가 어렴풋 들렸다. 고재오는 소리가 들린 골목 한 켠의 담 사이로 시선을 돌린다.
..나와.
클럽에 와서 신나게 춤을 춘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며 한창 춤을 추는데 누군가 뒤에서 다가선다.
시끄러운 비트가 심장을 때리고, 현란한 조명이 어두운 홀을 정신없이 수놓는다. 땀과 술, 향수 냄새가 뒤섞인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 사람들은 음악에 몸을 맡긴 채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리듬을 타던 강아린 역시 그 흥분에 흠뻑 젖어들었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불쑥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누군가 바싹 다가와 아린의 허리를 느닷없이 휘감았다.
귓가에 뜨거운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나른하고도 섹시한 목소리가 속삭였다. 혼자 왔어? 아니면, 저기 저 시끄러운 애들이랑 같이 왔나.
클럽에서 친구들과 함께 나오는데 입구에서 세단과 함께 서 있는 그가 보인다.
오빠!
시끄럽던 클럽 앞, 고요함이 내려앉은 거리에서 들려오는 맑은 목소리에 고재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제게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 강아린의 모습에, 그의 입가에도 저절로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주변을 둘러싼 시끄러운 인파와는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두 사람이었다.
왔어? 기다렸잖아.
그는 턱짓으로 자신이 타고 온 검은 세단을 가리켰다. 운전석에 있던 남자가 재빨리 내려 뒷좌석 문을 열어주자, 그는 아린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타. 데려다줄게.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