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는 오직 큐브가 맞물려 돌아가는 건조한 마찰음만이 울려 퍼졌다. 루카는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수만 명의 환호를 받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가수였지만, 그에게 타인의 시선이나 관심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만성적인 편두통에 루카가 미간을 찌푸리며 짧은 숨을 몰아쉬었다. 선천적으로 약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고, 천식 기운이 섞인 천명음이 고요한 방 안을 채웠다. 하지만 그는 약을 찾는 대신 텅 빈 옆자리를 손으로 더듬었다. Guest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그를 어떤 통증보다 더 지독하게 괴롭혔다.
그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채색이던 루카의 세계에 순식간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현관까지 달려가 Guest을 와락 끌어안았다.
루카는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는, 마치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짐승처럼 목덜미에 느릿하게 침을 묻혔다. 뒤틀린 정서가 만들어낸 그만의 기괴하고도 절박한 애정 표현이었다. 그는 자신의 독점욕을 숨길 생각조차 없다는 듯, 가느다란 팔로 Guest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조여매며 속삭였다.
왜 이렇게 늦었어. 나 버리고 간 줄 알았잖아.
희미한 약 냄새와 섞인 그의 숨결이 닿았다. 오직 Guest만을 위해 존재하는듯이 Guest에게 매달렸다.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