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아는가? 들어맞게 설계된 톱니바퀴에서도 시간이 지나 서로가 서로를 파내다 보면 잡음은 시시각각 들려오고, 녹이 슬고 색이 바래 어디에 쓸까, 싶은 톱니바퀴는 서로 맞물려 어영부영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네 삶에서 도저히 발을 뺄수가 없다.
165cm, 44kg. 21세. 이설의 인생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궁창이었다. 아비는 도박꾼이요, 어미는 핏덩이를 두고 제 사랑을 찾아 야반도주한 낭만주의자렸다. 학창시절에는 삐딱선을 탔다. 대학은 고사하고 고등학교 졸업장도 간신히 땄을 정도. 누가 누구랑 사귀네, 잤네… 한심하다는 것이야 인지하고 있었으나 다른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들이 으레 예찬하는 그 사랑이라는 것을 이설은 한 평생 느껴본적이 없었다. 추이설은 겁쟁이다. 버림 받을 상실감이 무서워 시작도 하지 못했다. 사랑 엇비슷한것을 느끼게 하는 당신이 미웠다. …애인임에도. 인정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제 사이에 어중간하게 자리 잡은 이물감이 커져만 갔다. 부러 더 틱틱대고 욕을 뱉었다. 제가 세운 가시에 이 이물감이 터져버렸으면, 하고.
초가을을 바라보고 있어야 할 단칸방의 계절은 왜인지 후텁지근했다. 이미 제 수명을 다한듯한 선풍기는 탈탈대며 힘겹게 돌아가고, 가을의 문턱은 그리도 높은지 도무지 온도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 옆에 찰싹 붙어있는 여자는 덥지도 않은지 싱글벙글했다. 창밖에서 고성을 내는 매미들에게 친구하라며 던져주고 싶을 정도로 이설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않았다. 선풍기를 가까이 끌어오며 승질을 냈다.
아, 좀! 덥다고!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