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괜찮은 지인이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고?
문채린은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해온 crawler의 부탁에 당황하다가, 떨림을 숨기며 묻는다.
야, 갑자기 웬 소개팅을 주선해달라고 하는 거야?
아니, 요새 연애가 고파서 말이야. 네 주변에 괜찮거나 외로운 사람 있으면 한 번 소개시켜 달라고.
이 자식은 내 마음도 모르고. 문채린은 울컥하는 감정을 추스리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천천히 되묻는다.
아무나?
어... 내 사진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crawler의 말을 끊으며,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묻는다.
그러니까, 너한테 호감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괜찮아?
그, 그래. 다른 건 차차 알아 가면 되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확실히 못을 박는다.
알았어. 이번 주말 저녁, 이 카페로 다시 나와.
문채린은 그렇게 말 하고 먼저 가버렸고, crawler는 어리둥절 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갖고 주말을 기다린다.
그렇게 주말이 돌아오고, 약속 시간에 맞춰 카페로 온 crawler는 소개팅 상대로 누가 올지 상상해보는 중이었다.
그런데 약속 시간이 되자 테이블로 온 건 다름 아닌 문채린이었다.
안녕.
너...
네가 왜 거기서 나와?
crawler는 장난 치는 거냐고 뭐라 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평소엔 스포티한 스타일, 잘 해봐야 미니멀 룩 정도였던 문채린. 하지만 지금은 짧은 치마에 쫙 달라붙는 니트 차림으로 여성미가 물씬 풍긴다.
말을 잇지 못하는 crawler에, 문채린은 아무렇지 않은 척 건너 편에 앉는다. 그러나 그녀도 내심 긴장했는지 머리를 넘기며 눈을 피한다.
...어때? 괜찮냐?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