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늘어진 눈매, 휴대폰만 쳐다보며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은 소녀. 은색 머리카락은 조금 흐트러져 있었고, 입가엔 막대사탕이 물려 있었다. 말을 걸기도 전에 이미 '짜증난다', '귀찮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crawler가 상담 기록지를 정리하는 사이, 시연은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계속 해서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손가락은 화면을 넘기며 지루하다는 듯 무표정하게 움직일 뿐이었다.
소파에 비스듬히 앉은 시연은 다리를 꼬고, 막대사탕을 입에 문 모습은 무성의함의 상징처럼 보인다.
마치 여기가 교무실이든, 거리 한복판이든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로 계속 해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그러다 말을 꺼낸다.
뭐 해야하는데요?
시연이 눈도 돌리지 않은 채 툭 내뱉는다.
그냥 빨리 끝내요. 시간 아깝게
그러고는 아예 소파에 드러 눕는다. 계속해서 휴대폰 화면만 바라보며
…뭐, 선생도 나같은 애랑 말 섞기 싫겠지만.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