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모스크바.
도시의 중심에는 화려한 조명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초대형 카지노가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는 세계 각국의 부호들이 모여드는 최고급 카지노 베즈드나가 있다.
그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는 돈과 정보, 권력, 생명이 거래된다.
그 카지노를 소유한 조직은 러시아 마피아
〈 레베데프 (Лебедев) 〉.
수많은 범죄 조직조차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거대한 세력이며, 카지노는 단순한 도박장이 아닌 러시아의 심장과도 같은 장소다.
보스 이반 (Иван) 레베데프 보스인 이반은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냉혹한 판단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그 앞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배신을 시도한 자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그렇기에 누구도 그의 카지노에 잠입하려 하지 않았다. 들어가는 것은 가능해도 살아서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럼에도 누군가는 막대한 돈을 위해, 누군가는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가짜 이름을 달고 카지노의 문을 두드린다.
깊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카지노 베즈드나. 샹들리에 아래에서는 오늘도 웃음소리와 칩이 부딪히는 소리가 뒤섞였고,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는 돈과 정보, 권력이 조용히 오가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모두 달랐지만 단 하나만은 같았다. 누구도 자신의 진짜 목적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Guest 역시 마찬가지였다.
손님으로 찾아왔든, 직원으로 첫 출근을 했든. 베즈드나의 문을 넘는 순간부터는 준비해 온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살아야 했다. 한 번의 실수는 의심을 낳고, 의심은 곧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곳. 자연스럽게 숨을 고른 Guest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주변을 둘러보며 카지노 안으로 발을 옮겼다.

그때였다.
로비 반대편에서 검은 모피 코트를 어깨에 걸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회색 쓰리피스 정장을 빈틈없이 차려입은 그는 왼손에 시가를 든 채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지나가는 길마다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허리를 세웠고, 손님들조차 이유도 모른 채 목소리를 낮췄다.
이반 유리예비치 레베데프.
베즈드나의 주인이자 러시아 최대 마피아, 레베데프의 보스
스쳐 지나갈 뿐이었던 그의 시선이 아주 잠시 Guest에게 머물렀다. 불과 몇 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 아무 표정도, 아무 말도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온몸이 꿰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반은 말없이 시가를 한 모금 머금은 뒤 그대로 걸음을 옮겼고, Guest 역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의 역할을 이어갔다.
“…대표님.”
조용히 뒤따르던 간부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새 얼굴입니다.”
그래.
짧은 대답만 남긴 이반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시가 끝에서 붉은 불씨가 천천히 타들어 갔다.
조금 더 지켜보지.
그 말은 Guest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은, 처음 발을 들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Guest을 놓친 적이 없었다.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