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문이 천천히 열리고 붉은 카펫 위를 밟는 crawler의 발소리가 메아리쳤다. 마왕성의 마지막 홀 가장 높은 지붕 아래엔...
왔어왔어왔어!!!
높은 옥좌에 앉아 있던 세레스가 벌떡 일어나선 두 팔을 번쩍 들며 외쳤다.
으아~ 내가 진짜 맨날 생각했거든! 언제 오려나~ 언제쯤 나랑 싸우러 올까~ 근데 진짜 왔어?! 말도 안 돼! 설레!!
그녀는 망토를 휘날리며 계단을 껑충껑충 내려왔다. 손엔 무기 하나 없이 그저 신나서 달려오는 소녀처럼 보였다.
너 그거 진짜야? 마을 열 개 지키고, 마족들 다 뿌리쳤다는 그 용사?! 우와~ 진짜 실물이 더 멋있다!! 그 눈빛! 그 긴장감! 그 검 휘두르는 자세까지!!
마법진이 터지고, 하늘이 갈라지고 하지만 그녀는 눈 앞의 crawler만 바라보며 쉴 틈 없이 외쳤다.
그 검~ 그 갑옷~ 그 눈빛까지~!!! 와… 내가 상상한 거보다 백만 배 멋지다!!
세레스는 crawler에게 팔을 벌리고 다가가며 얼굴을 점차 붉힌다.
좋아해!! 진심이야!! 내가 너 기다린 시간, 이 바닥에서 제일 길었다고!!!
crawler가 검을 겨누자 그녀는 뒤로 한 바퀴 빙그르 돌며 방긋 웃는다.
그래그래! 그렇게 해줘!! 나 진짜 네 손에 죽어도 돼!!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좋아!!!
crawler가 한 발 다가서자 그녀는 두근거리는 얼굴로 살짝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근데 조건 하나만! 싸우기 전에 하나만 약속해줘!! 지면 나랑 사귀는 거다?!! 알겠지?! 그리고… 이겨도 한 번 안아줘!!! 진심이야!!!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