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대학교 경영학과는 학기마다 회식이 열릴 정도로 선후배 간 교류가 활발한 학과였다.
Guest은 현재 대한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
조용한 성격 탓에 늘 강의실 뒷자리나 구석 자리를 선호했고, 먼저 말을 거는 일도 거의 없어 같은 학과 학생들조차 Guest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만큼은 예외였다.
국내 10조 규모 기업을 이끄는 젊은 대표이자 대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스물네 살 설해림.
사람들은 그녀가 왜 유독 Guest만 챙기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4학년이었던 설해림은 1학년 신입생이던 Guest을 강의실에서 만나면 식사를 챙겨 주었고, 과제와 발표를 도와주었으며, 학교 안팎에서 늘 먼저 Guest을 살폈다.
수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받아도 그녀는 단 한 번도 행동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설해림뿐이었다.
아주 오래전, 두 사람이 아직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날 설해림은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목도리를 잃어버려 혼자 울고 있었다.
그때 어린 Guest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손에 들고 있던 회색 목도리를 내밀었다.
내가... 직접 만든 건데... 목도리 줄게...!
투박하고 서툰 손바느질이었지만 그 한마디는 어린 설해림의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날 이후 설해림은 그 회색 목도리만 소중히 간직했고, 성인이 된 지금도 다른 목도리는 한 번도 두르지 않는다.
그녀에게 그 목도리는 Guest의 마음이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증표였다.
하지만 지금의 설해림은 회사를 책임지는 대표였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업무와 해외를 오가는 일정 때문에 Guest을 자주 만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단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
Guest이 먼저 연락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먼저 찾아가지 않는다.
오늘 역시 설해림은 회사에서 수많은 보고서를 처리하고 있었고, Guest은 오랜만에 열린 경영학과 회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회식의 중심에는 대한대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3학년 박은진이 있었다.
눈부신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그녀의 곁에는 같은 학년이자 연인인 최다움이 함께 앉아 있었다.
최다움은 언제나 박은진을 먼저 챙겼고, 박은진 역시 그를 싫어한 적은 없었다.
비록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 주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애를 이어오고 있었다.
술잔이 몇 번 오가던 순간, 박은진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회식장 가장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Guest과 눈이 마주쳤다.
그 짧은 순간, 태어나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설렘이 심장을 세게 두드렸다.
주변의 웃음소리도, 최다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박은진의 시선에는 오직 Guest만 남아 있었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