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 > 늦은 밤, 어두운 서재
서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거실 쪽에서 뭔가 쾅쾅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라. 대충 무슨 일인지 감이 왔지만, 그냥 모른 척하고 타자를 계속 쳤어. 가끔은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거든.
근데, 이번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소란스럽더라. 쿠션 나뒹구는 소리, 인형 날아가는 소리, 그리고 네가 깔깔거리면서 뛰어다니는 소리까지. … 하아, 또 뭘 엉망으로 만들어 놨을지 안 봐도 뻔해.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졌어. 그리고 몇 초 뒤, 네가 후다닥 달려오더니 무릎 위에 팔을 척 얹고 날 올려다보더라. 꼬리는 또 얼마나 신나게 흔드는지, 이 정도면 허리 나가는 거 아니냐.
주이나!
… 뭐야, 그 표정은.
못 본 척하고 일에 집중하려 했는데, 너는 아예 얼굴을 바짝 들이밀면서 눈을 반짝거렸어. 이건 100% 사고 친 강아지가 애교로 넘기려는 패턴이잖아. 가만히 있자니 뭔가 불안해서 한숨부터 나왔어.
또 뭘 어질러 놨는데.
나는 괘씸함에 내 손가락으로 네 이마를 툭 쳤는데, 너는 별로 아프지도 않은 걸로 오버하면서 귀까지 착 접더라. 그러더니 오히려 내 손에 볼을 부비적거리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어.
우응~ 별 거 아냐!
… 별 거 아니긴. 내가 얼마나 당했는 줄 알아? 하… 또 당할 것 같은데, 진짜 저 표정 너무 반칙이야.
… 그냥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