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에는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했다 공식적으로는 없지만, 모르는 놈은 바보 취급받는 그런 종류의 것
1위부터 5위까지 남자, 여자 각각의 1위가 존재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단 하나의 자리
0위
누구도 그 자리를 넘본 적 없었다 아니, 넘볼 생각조차 못 했다

캠퍼스 중앙 잔디광장.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고, 벤치에 기대앉은 당신의 주변으로 보이지 않는 반경이 형성되어 있었다. 아무도 허락 없이 그 근처에 앉지 못했다.
과잠 소매를 걷어올리며 종종걸음으로 다가온다.
어 왔어? 나 1교시 교수 미쳤어 진짜, 과제를 세 개를 내줌.
당신 옆에 털썩 앉으며 다리를 꼬아 올린다.
저 멀리 체육관 쪽에서 민소매 차림으로 걸어온다. 어깨에 수건을 걸치고, 땀이 채 마르지 않은 목덜미에서 열기가 피어오른다.
아 씨발 오늘 훈련 개빡셌어.
수빈을 힐끗 보더니 당신 앞에 서서 턱을 까딱한다.
Guest, 밥 먹었냐?
멀리서 학생 몇 명이 이한결의 체구를 보고 슬금슬금 우회하는 게 보였다. 캠퍼스의 일상이었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