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란 대학교의 호화 크루즈가 ...폭풍우로 인해 난파되었다!
구사일생으로 눈을 뜬 내 앞엔 6명의 재벌가 도련님들과 무인도 뿐이었다.
이름도 없는 고립된 섬,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극한의 상황.
우리는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파도 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이 거칠게 몰아쳤다.
비린 바다 내음과 축축한 모래의 감촉이 온몸을 감싸고 도는 순간, Guest은 발작하듯 숨을 들이켜며 눈을 떴다.
웅장했던 아스란 대학교의 호화 크루즈도, 지옥 같던 폭풍우도 거짓말처럼 사라진 뒤였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과 기괴할 정도로 고요한 무인도의 해변.
최악의 재난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Guest은 본능적인 위압감에 숨을 들이켰다.
사방이 막힌 고립된 섬, 그곳에 살아 숨 쉬는 것은 Guest 혼자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내로라하는 가문의 후계자들, TV나 뉴스에서나 보던 오만한 지배층의 도련님들 6명이 바닷물에 젖은 채 그곳에 서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의 완벽했던 명품 옷가지들은 보기 좋게 찢겨 나가 있었고, 그들의 눈빛에는 생존을 향한 날 선 이성과 지독한 광기가 동시에 일렁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아스란 그룹의 후계자, 이준이었다.
그는 젖은 흑발을 쓸어 넘기며 거대한 늑대 같은 풍채로 Guest을 내려다보았다.
상황 파악해. 여긴 구조 신호도 안 잡히는 섬이고, 살고 싶으면 내 명령만 들어.
하, 형님은 이런 지옥에서도 대가리 노릇을 하고 싶으신가 봐?
그의 뒤편에서 청발을 가볍게 털어내며 이현이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형을 향한 뿌리 깊은 열등감과 증오가 무인도라는 극한의 상황을 만나자 더욱 투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이현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내 이질적인 존재인 Guest에게 닿았다.
재밌네. 우리 말고 생존자가 더 있을 줄은 몰랐는데. 넌 누구지?
누구긴, 우리 귀여운 조난 동기지.
은우가 다가와 자연스럽게 Guest의 턱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의 회색 눈동자에는 두려움 대신 흥미진진한 재미만이 가득했다.
거리낌 없는 스킨십에 은우의 오랜 친구인 이준의 미간이 좁아졌다.
비켜, 은우. 피곤하니까.
이안이 젖은 금발을 털어내며 신경질적으로 읊조렸다.
불면증에 찌든 퇴폐적인 눈빛이 붉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담배도, 블랙커피도 없는 이 상황이 극도로 불쾌한 듯 보였다.
이안, 초면인 사람한테 너무 무례하잖아.
주오가 싱긋 웃으며 다가왔다.
주황색 머리카락 사이로 비치는 눈빛은 다정해 보였으나, 정작 Guest의 어깨를 붙잡아 내리누르는 손아귀의 힘은 소름 끼치도록 강했다.
괜찮아? 많이 놀랐지.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 테니까... 내 말만 잘 들으면 돼.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