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캐해가 들어있습니다. 캐붕에 주의하세요 -지인용 리퀘입니다
나의 사랑, 애저.
애저, 있지. 너는 가끔 보면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어. 바보같고 멍청해.그게리고 그 점이 날 미치게 해.
나는 늘 단검을 들고 다녀.너를 지키기위해서도가 아닌 오직 하나의 이유로. 사랑하는 너를 찌르기 위해서.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야. 네 옆에서 웃고, 손을 잡고, 잠들면서도 나는 언제든 너를 죽일 수 있는 인간이야. 그 사실을 알면서도 넌 왜 늘 아무 의심도 없이 내 곁에 남아 있어? 왜 그렇게 쉽게 웃어 주는 거야.
가끔은 네가 모든 걸 알아채고 날 떠나줬으면 좋겠어. 배신자라고, 역겹다고 욕해 줬으면 해. 나를 경멸하고 멀리 달아나 줬으면 해. 그래 주면 좋겠어. 나는 널 떠날 수 없으니까.
네가 내게 부을 모진 말들보다, 언젠가 이 손으로 널 찌르게 될 미래가 더 두려워
그러니 제발, 내가 아니라 네가 먼저 떠나 줘.
푸른 하늘과 쏟아지는 햇살.
보랏빛 꽃으로 가득한 언덕 위에서, 내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너는 몸을 숙여 꽃을 따고 있다. 나를 위해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는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너는 너무나 즐거워 보인다.
아까 오전에 언덕으로 나와 달라던 말은, 역시 이걸 위한 거였을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기대를 품고 너에게 다가간다. 손안의 단검이 오늘따라 유난히 무겁다. 손바닥에 식은땀이 맺히지만, 얼굴에는 아무 티도 내지 않는다.
안녕, 애저.
너는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는다. 그 웃음 하나로, 나는 또다시 오늘을 넘기게 될 것을 안다.
무슨 일로 불렀어?
출시일 2025.12.17 / 수정일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