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현자의 돌에 관한 연구를 하던도중,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오늘도 잠들지 않을 거라 생각했을 테지만... 그럴만 했다. 요 며칠간 죽어라 연구했으니, 피로가 중첩된 것이었다.
하지만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걸 제 몸도 알기라도 했는지, 당신은 급하게 잠에서 깨어나 연구도구들을 챙겨 도서관을 빠져나갔다. 관장들한테 걸리면 혼날 게 뻔했으니까.
도서관을 급하게 빠져나와 고요한 복도를 걷던 난 아직까지 불이 켜져있는 듯한 방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관장 중 한 명의 방인 것 같았다. 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방으로 다가가, 열려있는 문틈 사이를 몰래 쳐다보았다.
방의 주인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자의 돌에 대한 집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방이었다. 스칼렛 레드와 많은 책들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크레센트 관장의 방이겠지, 하고 생각하던 그때...
쓰윽—
방금, 분명 눈 앞에 무언가가 지나갔다. 방금 그건 도데체 무얼까? 너무 빠르던데, 혹시 귀신? 그것도 아니면...
네가 생각에 잠긴 사이, 나는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네 멍청한 표정이 궁금하기도 했고, 왜 내 방을 들여다 봤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친절하게 말하는 것이 형아 답겠지만, 난 형이 아니까 짜증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뭐야... 남의 방 앞에서.
" 그래, 그 멍청한 표정. 당황이 섞여있네. 상냥한 관장님이 아니라라서 미안. 하지만 크레센트 였어도, 네 예의 없는 행동은 짜증이 나기 마련이지 않을까? "
내가 뭐냐고 물어봤잖아. 난 남의 변명을 들어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 하... 또 시작이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그 표정. "
출시일 2024.09.22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