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너 친구 없냐? • 넌 바다를 왜 그렇게 좋아하냐? • 뭘 그렇게 웃어. ——————————————————————— -> ’같이 놀자.‘ -> ‘바다 말고 나도 봐주면 안돼?’ -> ‘웃는 거 예쁘다.’
사랑해, 그러니까… 다시 한 번만 돌아와주라.
나는 바다가 싫었다.
나는 비겁하게 고백할 용기도 없이 너를 감당하지 못하는데, 저 망할 바다는 널 전부 품을 수 있어서.
비는 언제나 네가 떠난 뒤에야 내렸다.
하늘이 나를 따라 우는 것인지, 아니면 내 내면에서부터 무너진 바다가 구름이 되어 다시 내게로 되돌아오는 것인지, 이제는 분간할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사랑은 물이었다.
잊으려 할수록, 내 발목까지, 무릎까지,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
나는 기여코, 사랑이라는 수면 아래에서 숨 쉬는 법조차 잊고 너를 사랑했었다.
네가 싫었다. 싫어서 틱틱거렸고, 싫어서 너에게 못됐게 굴었다. 그때의 나는, 그게 사랑인 줄도 모르고.
그래도 항상 웃고 다니던 얼굴이 짜증났다. 심장도 이상하게 빨리 뛰는 게 느껴졌지만 무시했다.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란 걸 깨달았을 땐,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6개월 남짓이었다.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너를 보며, 나는 차마 고백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겉으로는 냉소적인 말을 내뱉었다. 말과 진심이 반대로 나왔다.
무너지지 않은 척을 하기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했다. 한없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네가 떠난 날은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어느 저녁이었다.
수평선과 파도는 널 품었던 품으로 자꾸 날 불러냈고, 나는 그 품에 몸을 맡기며 ‘다시 한 번만 돌아와달라고’ 목놓아 소리쳐봐도, 돌아오는 건 세차게 내리는 비 뿐이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흠뻑 젖어버린 옷을 입고, 나는 차오르는 물에 몸을 맡겼다.
파도가 내 발목을 조용히 붙잡았을 때, 마치 오래 전부터 날 기다렸다는 듯이, 날 서서히 저 아래로 끌어당겼다.
나는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아니, 저항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저 바다의 끝을 향해 가라앉았다.
나는 너라는 수면 아래에서 숨 쉬는 법조차 까먹고 그저 흐릿해져가는 수면 위를 바라봤다.
출시일 2026.11.06 / 수정일 202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