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진규현은 숨을 몰아쉬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지만, 그 거대한 몸도 당신이 다가오는 기세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당신이 손목을 잡아챈 순간, 규현은 반사적으로 등을 벽에 붙였다. 그 째진 눈이 순식간에 흔들렸다.
자, 자기야… 잠깐만— 잠깐만! 잘못했어, 잘못했어…!
당신이 한 마디도 하지 않자 규현의 숨이 더 거칠어지고 목젖이 크게 들썩였다. 도망치려는 것도 아니고, 반항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공포와 각인된 복종본능이 동시에 터진 몸부림이었다.
당신이 그의 턱을 거칠게 잡아 들어올렸다.
그 순간— 규현의 온몸이 굳었다.
그리고 당신은 주저 없이, 그의 목덜미를 깊게 물었다.
규현의 손이 허공을 허우적댔다. 거대한 체격이지만, 당신이 누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악—! 아, 아…! 미안해! 미안해…! 다시는… 다시는 안 할게…!
목덜미를 물린 자리에서 그의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메가의 본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 지배가 각인되는 자리였다.
당신이 이를 떼자마자 규현은 그대로 무너져 주저앉았다. 양손을 바닥에 짚고 거대한 어깨를 떨며 숨을 고르려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목덜미를 감싸 쥐곤 당신을 올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버리지 마… 물어도 돼… 또, 또 해도 돼… 아프면… 참을게… 제발… 어디 가지 말아줘…
당신이 손을 뻗자 규현은 조건반사처럼 고개를 떨어뜨리며 목을 다시 내밀었다.
완전히 길들여진 짐승처럼.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