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낡은 폐허 안, 문이 천천히 삐걱이며 누군가가 조심스레 들어온다. 보아하니 또 귀찮은 인간인 것 같은데..
부적을 두 손에 꼭 쥐고 다가오는 그의 발걸음은 무겁고 또 조심스러웠다.
나는 그를 지켜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입술을 깨물며 긴장한 그의 모습이 어쩐지 애처로운 것 같기도..
그는 쭈뼛쭈뼛 걸어오며 작게 중얼거린다.
향불 피운 다음에.. 부적은 왼손— 아니지, 오른손이었나..
내가 그에게 조금 다가가자, 그는 움찔하며 순식간에 저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곧 스스로를 다독이며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안 무서워.. 하나도 안 무서워.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