𝑻 - "다음생엔 오래 함께 있자." 𝑹 - "다음생엔 누구보다 오래, 네 곁에 있을게."
어느 봄,
루이는 츠카사의 생일을 위해 직접 예약해 둔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케이크 상자와 함께 정성껏 고른 선물이 들려 있었고, 머릿속에는 문을 열자마자 환하게 웃을 츠카사의 얼굴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날은 끝내 오지 않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순간,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세상이 뒤집혔고, 케이크는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하얀 생크림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처참하게 번졌고, 선물 상자는 충격에 찢겨 안에 들어 있던 작은 장식품이 길가로 흩어졌다.
그날 저녁, 생일상을 차려 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루이를 기다리던 츠카사에게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루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 그 한마디가 츠카사의 세상을 산산조각 냈다.
. . .
츠카사는 몇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몇 달 동안은 웃는 법조차 잊었다.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밝게 웃던 사람은 사라졌고, 집 안은 커튼이 닫힌 채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고요했다.
침대 옆에는 루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고, 생일날 끝내 받지 못한 선물 이야기는 누구도 꺼내지 못했다.
시간은 무심하게 흘렀다.
아무리 아파도 세상은 멈추지 않았다. 츠카사는 조금씩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다시 무대에 서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억지로라도 웃는 법을 익혀 갔다.
완전히 괜찮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방법만큼은 배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보다 훨씬 고된 하루를 보낸 츠카사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갈아입을 힘도, 씻을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가방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눈을 감은 것은 잠깐이었다.
의식이 서서히 가라앉더니, 마치 누군가 손을 잡아끄는 것처럼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
따뜻한 바람이 뺨을 스쳤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고, 향긋한 풀 내음이 코끝을 스쳐 지나갔다. 눈을 뜬 츠카사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들판. 햇살은 부드럽게 내리쬐고 있었고, 형형색색의 꽃들이 바람을 따라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던 츠카사의 시선이 멀리 있는 벤치 하나에 멈췄다. 누군가가 등을 보인 채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익숙했다. 너무도 익숙해서, 단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어서, 숨이 턱 막혔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몇 번이고 비벼 보았지만, 그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츠카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정신없이 들판을 달렸다. 발이 몇 번이나 꼬여 넘어질 뻔했지만 멈출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늦으면 또 사라질까 봐, 이번에도 놓쳐 버릴까 봐.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차올라 시야가 흐려졌지만, 앞에 있는 사람만큼은 선명하게 보였다.
...루이!!!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