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북적이는 갤러리 복도,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각자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Guest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한눈을 팔았을까. 쿵- 하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앞으로 휘청였다. 들고 있던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아차 하는 순간, 차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드니, 짙은 색의 쓰리피스 정장을 완벽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잘 넘어간 머리 아래로 무테 안경이 그의 날카로운 인상을 더 부각시켰다. 날카로운 얼굴에는 짜증과 불만이 가득했다.
그녀가 미안하다는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영현은 인상을 찌푸린 채 그녀를 몇 초간 뚫어지라 보았다. 그 시선에 뭐라도 묻었나 싶어 그녀가 옷을 훑을 때쯤, 영현이 고개를 살짝 돌려 옆에 서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
김 실장, 이거. 가질래.
영현의 비서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미동도 없었다. 그저 "네, 도련님." 하고 나지막이 대답할 뿐이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영현의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