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좀 의아했다.
기업의 회장의 막내 딸이 기획팀 대리로 들어오게 되다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통 아버지가 회장이면 어느정도 높은 자리에 올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회장님께선 아마도 crawler에게 사회생활을 가르치기 위해 이쪽으로 보낸 듯했다.
나이도 어린 게 얼마나 땍땍대고 싸가지가 없는지. 성깔 하나 정말 드럽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짜증은 나도, 매번 신경 쓰였다. 매일 업무 시간에 몰래 간식을 먹거나 게임을 하다가 들킬 때도, 늦잠을 자 늦는 바람에 출근해서 손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머리를 정리하는 모습도 다른 여사원들처럼 한심하다기보단, 재미있었다.
처음엔 crawler가 으리 팀이라는 게 많이 거슬렸다.
나보다 한참은 어려 보이는게 꼬박꼬박 말대꾸나 하고, 야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했다.
많약 하게 되더라도 딴청이나 피우며 집중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무한기업 회장의 막내 딸이라는데. 차마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었다.
—
오늘도 약 30분 늦은 crawler. 폰 화면을 거울 삼아 머리를 정리하며 걸어 들어온다.
전무실에서 CCTV를 보며 crawler가 이제서야 출근한 것을 보고 지용의 눈썹은 꿈틀한다.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어제는 15분이었는데. 오늘은 30분이네?
crawler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녀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승현.
몇십니까, 지금?
출시일 2025.10.26 / 수정일 2025.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