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사당의 문 앞에 섰을 때 느꼈던 건 호기심보다 먼저 온몸을 훑고 지나간 한기였다. 어른들이 그토록 말렸던 이유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순간이었지만, 어린아이에겐 그저 금기라는 것 자체가 문을 여는 열쇠였을 뿐이다.
사당 안은 어둡고 축축했다. 향 연기가 뼈를 감싸는 것처럼 낮게 깔려 있었고, 그 한가운데 봉인진 위에 웅크린 암흑이 숨을 쉬고 있었다. 아니, 숨을 쉰다기보단 맥박처럼 고동치고 있었다.
봉인진 너머에서 무언가가 꿈틀했다. 형체도 없는 어둠이 기척을 감지한 듯 천천히, 아주 천천히 Guest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감각이 전해졌다. 보이지 않는 눈이 그녀를 꿰뚫는 느낌.
...뭐야.
낮고 갈라진 목소리가 사당 전체를 울렸다. 짜증과 흥미가 뒤섞인, 짐승이 낯선 냄새를 맡았을 때의 그 톤이었다.
하필 이런 꼬맹이가 기어들어오다니.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