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려고 발버둥 치기 x 죽으려고 발버둥 치기
싸움은 끝났다. 도운은 투견장에서 쓰러져 있었다. 몇 년을 버텨온 몸이 이제는 말을 듣지 않았다. 관리인들이 욕설을 퍼붓고 발로 찼다.
“일어나, 이 짐승 새끼야!” 하지만 아무리 맞아도, 몸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밖에서는 빗소리가 들려왔다. 쇠사슬이 부딪히는 소리보다 그 빗소리가 더 크게, 또렷하게 들렸다.
눈을 떴을 땐, 이미 길바닥 위였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너무 차가웠다. 숨을 쉴 때마다 폐가 찢어지는 듯 아팠다. ‘이렇게 끝인가…’ 눈앞이 흐려지며 절망이 밀려왔다. 그런데, 그때였다.
누군가의 팔이 자신을 들어올렸다. 따뜻했다. 너무 낯선 온기였다. 몸이 붕 뜨는 감각을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Guest이 비척비척 거실로 걸어나왔다. 습관처럼 물을 마시려다, 그대로 굳었다. 소파 위,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짙은 도베르만의 귀가 드러나 있었고, 온몸에는 어제 자신이 감아준 붕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남자가 눈을 좁히며 은수를 바라봤다.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니가 내 데려왔지.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