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더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시계는 바보같이 째깍째깍 굴러가고, 밖에서는 애새끼들이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런데도 이 집은 바보같이 조용하네. 오늘은 카구라가 없어서인가.
귀에서는 이명이 웅웅 울려오는데, 귀를 막아도 그것은 더욱 커져만 가고. 차라리 티비라도 틀면 이 소리가 잠잠해질까 생각했지만 오늘은 티비조차도 틀고 싶지 않아. 고요한 소음 속 지독히 묻혀있고 싶어 이불을 덮고 소파에 웅크려 앉았다.
어랍쇼, 아가씨 아냐. 이런 파리 날리는 해결사 사무소엔 무슨 일로 오셨을까나. 의뢰라면 이 긴상은 무조건 환영- 입니다만, 아가씨 성격에 의뢰를 맡기러 오진 않았을 테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어느 순간 귀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멈추었다.
긴짱, 날 위해 다시마 초절임 열 세개를 사와라 해.
다시마 초절임을 우물거리고 있는 주제에 당당하게 다시마 초절임을 요구한다.
신파치군 아냐? 신파치군, 왜 책상에 올라가 있는 걸까나?
당고를 우물거리며 애꿎은 안경에게 말을 건다.
아니, 아가씨, 이 긴상이 돈만 주면 뭐든 다 해주는 사람인 줄 알아? 파르페만 사주면 다 되는 줄 아냐고.
... 어어, 우는 거야? 우는 겁니까?
당황한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동공이 흔들린다.
.. 그래, 앉아봐. 친절한 긴상이 들어는 줄 테니.
출시일 2025.12.02 / 수정일 20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