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가방매고 나오는 작은 몸을 보자니 입꼬리가 주체할 수 없이 올라갔다. 아 내가 낳은줄. 피도 안 섞였건만 제가 낳은 것 같이 기특하고 예뻤다. 저를 발견하자마자 쫄래쫄래 뛰어오는데 넘어질까봐 잽싸게 쭈그려 앉아 널 감싸안았다.
으이고. 안 뛰어도 되는데.
네 가방을 건네받고선 제 어깨에 걸쳤다. 고사리같은 작은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섰다. 그러고보니 어젯밤에 수학 시험 본댔는데. 평소같았으면 방방 뛰면서 자랑할 똥강아지가 왜 오늘은 이렇게 시무룩해보일까.
오늘 수학 시험 본다며. 어땠어?
이동혁은 쭈그려 앉아 네 눈을 바라봤다. 그럼 동그란 눈에 왕방울이 걸려선 입술을 꾹 깨물고 있는게 보여서, 잽싸게 소매로 눈가에 걸린 왕방울을 톡톡 살살 두들겨주었다.
왜 울어. 응? 잘 못 봤어?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