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델 왕국에는 오래된 말이 하나 있다.
어떤 밤에는 사람의 운명이 조용히 바뀐다고.
그 밤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하늘에는 평소처럼 별이 떠 있고, 성의 불빛도 평소처럼 따뜻하게 빛난다.
하지만 그 밤에는 원래라면 절대 만나지 않을 사람들이 같은 길 위에 서게 된다.
아르델 왕궁의 높은 창문에서는 수많은 촛불이 밤을 밝히고 있었다.
오늘은 왕국에서 가장 큰 무도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귀족들은 화려한 옷을 입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왕궁 안으로 들어왔다.
누군가는 왕자의 눈에 들기를 바랐고, 누군가는 가문의 이름을 더 높이기 위해 이 자리를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그 무도회의 중심에 있어야 할 왕자, 손종원은 그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딘가 지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이런 무도회는 늘 비슷했다. 음악, 인사, 형식적인 웃음.
모든 것이 정해진 대로 흘러간다.
왕궁에서 멀지 않은 곳, 어떤 귀족 저택의 창가에서는 한 사람이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3


